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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치투자, 정말 돈이 될까?

by storyglara7 2025. 7. 28.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나도 단타와 스윙에 빠져있었다. 2021년 코인 광풍 때 한 번 크게 벌어본 경험이 있어서 '투자는 빨리 사고팔아야 돈 버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완전히 뒤바뀌면서 그동안 번 돈을 다 토해내고도 마이너스가 되더라. 그때 우연히 워런 버핏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는데, 이 할아버지가 50년간 연평균 20% 수익을 냈다는 게 충격이었다. '아, 이렇게 투자하는 방법도 있구나' 싶어서 가치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가치투자란 뭔가? (쉽게 설명해 보자)

가치투자를 한 줄로 요약하면 "진짜 가치는 100원인데 시장에서 70원에 팔고 있는 주식을 사는 것"이다. 마치 명동에서 1만 원짜리 가방을 홍대에서 7천 원에 파는 걸 발견하고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럼 어떻게 그 '진짜 가치'를 알 수 있을까? 여기서 숫자놀이가 시작된다. PER, PBR, ROE 같은 지표들을 봐야 하는데, 처음엔 정말 머리 아팠다. 하지만 몇 달 보다 보니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가치투자 지표들

PER (주가수익비율) - 이거부터 봐라

PER은 "이 회사가 1년에 1000원 벌면, 주가는 몇 배인가?"를 보는 지표다. 예를 들어 PER이 10이면 주가가 연간 순이익의 10배라는 뜻이다. 내 경험상 코스피 기준으로 PER 12 이하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물론 업종마다 다르긴 하지만. IT는 좀 높아도 되고, 제조업은 10 이하도 많다.

실제 사례: 작년에 한화시스템을 PER 8에 샀는데, 지금 보니까 꽤 괜찮은 타이밍이었다. 다만 PER만 보고 사면 안 된다. 실적이 일회성일 수도 있거든.

PBR (주가순자산비율) - 청산가치로 보는 관점

PBR은 "회사를 해체해서 자산을 다 팔면 주가보다 많이 나올까?"를 보는 거다. PBR 1 이하면 이론적으로는 회사를 부수는 게 더 이득이라는 뜻이다. 근데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자산이 다 현금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업권 같은 무형자산 가치도 있으니까. 그래도 PBR 0.7 이하면 한 번 들여다볼 만하다.

ROE (자기 자본이익률) - 경영진이 돈을 잘 굴리나?

ROE는 "사장이 주주 돈 100원으로 1년에 몇 원을 벌어주나?"를 보는 지표다. 15% 이상이면 꽤 훌륭하다고 본다.

다만 ROE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빚을 많이 내서 ROE를 부풀린 경우도 있거든. 그래서 부채비율도 함께 봐야 한다.

2024년 시장 상황, 솔직한 생각

올해 시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는 거다. 금리는 언제 내려갈지 모르겠고, 중국 경기는 회복될 것 같다가도 또 불안하고, 미국 대선도 변수다. 이런 상황에서 단타나 테마주 투자는 정말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좋은 회사를 적당한 가격에 사서 묵혀두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특히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는 배당주가 괜찮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4%인데, 배당수익률 5-6%에 주가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종목들이 꽤 있다.

내가 실제로 투자하고 있는 섹터들

필수소비재 - 사람들이 안 살 수 없는 것들

농심, 오뚝이 같은 식품주들이 여기 속한다. 경기가 나빠져도 라면은 먹어야 하잖아? 실제로 작년 하반기 시장이 흔들릴 때도 이런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다만 성장성은 아쉽다. 큰돈을 벌기는 어렵지만, 잃을 확률도 낮다고 보면 된다. 포트폴리오의 안전판 역할이랄까.

통신주 - 고배당의 매력

SK텔레콤은 배당수익률이 4-5% 정도 된다. 5G 투자 부담 때문에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은 있으니까 배당은 꾸준히 준다. 통신 3사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주가 상승은 크게 기대하지 말고, 배당받으면서 기다리는 심정으로 접근하고 있다.

IT 대형주 - 조정받을 때가 기회

삼성전자는 솔직히 언제 살지 고민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도 있고, AI 반도체 쪽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하는데... 워낙 많이 올랐어서 지금 사기엔 좀 부담스럽다. 대신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플랫폼주들이 요즘 관심 가는 영역이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가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괜찮을 것 같다.

해외투자도 해보고 있다

미국 배당주 - 달러 헤지 효과까지

코카콜라, 존슨 앤 존슨 같은 전통적인 배당 귀족주들에 소액씩 투자하고 있다. 환율 방어 효과도 있고, 배당도 꾸준하니까 나름 만족하고 있다. 다만 환전 수수료와 세금 문제가 좀 아쉽다. 그래도 달러 자산을 조금씩 늘려가는 건 필요하다고 본다.

중국주 - 위험하지만 매력적

중국 소비재주 몇 개를 작은 비중으로 갖고 있다. 정치적 리스크는 있지만, 워낙 싸게 거래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 다만 전체 포트폴리오의 5% 이하로만 제한하고 있다.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리스크 관리는 해야지.

실제 투자하면서 깨달은 것들

인내심이 진짜 중요하다

가치투자의 가장 큰 적은 조급 함이다. 좋은 종목을 적당한 가격에 샀어도, 시장이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때로는 1-2년, 심지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작년에 산 종목 중에 아직도 마이너스인 게 몇 개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분석을 잘못했나?' 싶어서 스트레스받는다. 하지만 기업의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았다면 기다려야 한다.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처음에는 '확신하는 종목에 몰빵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위험하더라.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질 수 있다. 지금은 15-20개 종목 정도로 분산하고 있다. 섹터도 최대한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한 종목이 10% 이상 비중을 차지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감정 관리가 가장 어렵다

숫자로 분석하는 건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데, 감정 관리가 제일 힘들다. 주가가 오르면 '더 살까?'하고, 떨어지면 '팔까?'하고. 특히 주변에서 테마주로 단기간에 큰돈 벌었다는 얘기 들으면 흔들린다. '나도 저렇게 해볼까?' 싶어서. 하지만 그런 성공담 뒤에는 수십 개의 실패담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가치투자할 때 피해야 할 실수들

가치함정에 빠지지 마라

PER, PBR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구조적으로 망해가는 산업이나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아무리 싸도 피해야 한다. 작년에 한 조선주를 '이렇게 싸면 기회 아닌가?'하고 샀다가 더 떨어져서 손절한 경험이 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안 되고, 미래 전망도 함께 봐야 한다.

너무 완벽한 타이밍을 노리지 마라

'바닥에서 사서 천장에서 팔자'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런 완벽한 타이밍은 운 좋은 몇 번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하다. 적당한 가격에 사서 적당한 가격에 파는 것도 충분히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 100% 수익을 노리다가 50% 수익도 놓치는 경우가 많다.

2024년 하반기 투자 계획

현금 비중을 좀 늘려볼 생각이다

요즘 시장이 워낙 불확실해서 현금 비중을 20% 정도로 늘려볼 생각이다. 좋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 투자할 수 있도록 여유자금을 준비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배당주 비중을 확대할 예정

고금리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으니까, 배당주 비중을 조금 더 늘려볼 생각이다. 특히 통신주나 유틸리티주 쪽에서 기회를 찾아보고 있다.

해외 ETF도 고려 중

개별 종목 분석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어서, 해외 가치주 ETF 같은 것도 고려하고 있다. S&P 500 Value ETF 같은 걸 소액으로 꾸준히 사모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무리하며

3년간 가치투자를 해보면서 느낀 건, 이게 절대 쉬운 투자법이 아니라는 거다. 분석도 어렵고, 기다리는 것도 어렵고, 감정 관리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건, 단타나 테마주 투자보다는 훨씬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큰돈을 빨리 벌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자산을 늘려갈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할 때마다 기업과 산업에 대해 공부하게 되니까, 경제를 보는 눈이 넓어진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가치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께 한 가지 조언하자면, 처음부터 큰돈으로 시작하지 말라는 거다. 소액으로 시작해서 경험을 쌓아가면서 점차 늘려가는 게 좋다. 그리고 절대 생활비나 급하게 쓸 돈으로는 하지 마라. 투자는 마라톤이다. 빨리 가려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것보다, 천천히라도 끝까지 가는 게 중요하다. 여러분의 투자 여정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2024년 가치투자, 정말 돈이 될까?